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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고객들.hwp

 

프롤로그 / 타이틀백

 

1. 모 대기업 건물 외경.

 

도심. 자정이 가까워오는 늦은 시간.

어느 마천루에 드문드문 켜져 있는 불빛.

 

2. 사무실 부장실.

 

눈을 감은 채 의자에 기대 앉아 있는 오부장.

정갈한 양복에 넥타이 또한 흐트러짐 없이 착용한 50세 정도의 사내.

똑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

 

수위 (들여다보며) 어이구, 부장님 아직 퇴근 안 하셨네요?

 

책상 위에 놓인 가방을 들며 조용히 일어나는 오부장.

밖으로 나가려하다가 뭔가 아쉬운 표정으로 뒤를 돌아본다.

짧은 한숨을 쉬는 오부장.

 

오부장 (수위에게) 잘 지내세요.

수위 (꾸벅 인사하며) 그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3. 도심 거리. 모 음식점 외경.

 

신장개업을 한 고깃집인 듯 풍선 조경과 화환이 즐비한 입구.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타선율과 노랫소리.

 

소연(소리)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던 밤.

 

4. 고깃집.

 

실내를 가득 메운 뿌연 고기 연기, 담배 연기. 왕왕거리는 취객들의 소음.

그 와중에 한쪽 구석 간이 무대에서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고 있는 이벤트 가수가 있으니

스무 살의 소연이다.

퀴퀴한 연기가 얼굴 앞에 아른거리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묵묵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소연 그대 사는 작은 섬으로 나를 이끌던 날부터.

그대 내겐 단 하나 우산이 되었지만

지금 빗속으로 걸어가는 나는 우산이 없어요.

 

5. 모 골목 앞.

 

왠지 불안한 눈빛과 표정으로 담배를 뻑뻑 태우고 있는 사내(영미 남편)가 보인다.

뭔가 불안한 듯 담배를 쥔 손이 엷게 떨리고 있다.

 

6. 도로.

 

도로 위를 나아가고 있는 서울 중구청 청소차.

운전을 하고 있는 환경 미화원(복순 남편).

 

7. 편의점 앞.

 

기타 가방을 짊어 매고 편의점 앞을 지나가는 소연.

편의점 유리창 안으로 현금 인출을 받고 있는 오부장의 모습.

잠시 후 지갑을 들고 편의점 앞으로 나오는 오부장.

그 순간! 오부장의 지갑을 낚아채며 달려가는 사내(영미 남편).

 

오부장 (놀라) , , 도둑이야!

 

8. 도로.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소연. 그 순간 소연을 밀치며 도로를 가로질러 달아나는 영미 남편.

충격에 비틀거리며 바닥으로 쓰러지는 소연.

도로 반대편 차선에서 달려오는 구청 청소차.

운전석에서 운전 중인 복순의 남편.

순간 눈앞에 나타나는 영미 남편.

놀란 눈으로 급브레이크를 밟지만 이미 늦었다.

~ ~ 사내를 들이받고 한쪽으로 꺾이는 청소차.

~ 가로수를 들이받는다.

 

바닥에 쓰러진 채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소연.

뒤늦게 달려와 숨을 헐떡이며 멍하니 바라보는 오부장.

 

9. 병원 응급실.

 

경찰과 의사를 따라 뚜벅뚜벅 따라가는 복순. 무척이나 상기된 얼굴.

그 뒤로 졸졸졸 따라붙고 있는 다섯 아이들. 14.

아무 것도 모르는 듯 서로 장난을 친다.

침상 앞에 멈춰서는 의사. 덮여 있는 시트를 걷으면 피범벅이 되어 죽은 채 누워있는 남편의 모습. 순간 표정이 일그러지고 굵은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리는 복순.

 

한쪽 구석에서 경찰에게 증언을 하고 있는 오부장과 소연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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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게임.hwp

<1981년 캐나다> 토론토 자막이 사라지면서...

~~ 안타가 터지면서 캐나다 주자 1명이 홈으로 들어온다.

경기장을 꽉 채운 캐나다 관중들이 함성을 터트린다. 반면에 지친 한국투수가 땀을 닦는다.

 

캐나다중계석 6:5로 바짝 따라붙은 캐나다. 그리고 계속 되는 만루 기회.

이제 한 방이면 역전입니다. 한국 투수 많이 지쳐 보입니다.

8, 준결승에서 완투한 최동원 선수가 나올 수 없는 것이

한국에게는 비운이지만, 캐나다에는 행운입니다.

 

한국 : 캐나다. 9회 말, 6:5 그라운드에는 주자 만루.

실내 연습 마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는 투수들 뒤로 앉아 있는 최동원. TV를 보고 있다.

캐나다 덕아웃, 관중, 타자, 경기 분위기를 쳐다보면서... 턱에 힘줄이 선다.

 

동원 동열아. 여기 좀 눌러라.

 

몸을 풀던 동열이 뒤를 돌아보는데... 갈라진 손가락에 순간접착제를 바르고 있는 동원.

동열이 엉겁결에 동원의 손가락을 눌러준다.

 

동열 형님. 오늘은 못던질틴디 뭐하러 이러요?

동원 ...

 

이 때, 한국팀 코치 뛰어 들어오더니 소리친다.

 

투수코치 동원아!

동열 예? !

투수코치 아니 너 말고, 동원이! 최동원!

 

엉거주춤하는 동열 앞으로 담담하게 일어나 걸어 나오는 최동원.

그런 동원의 의지에 놀랍고, 한편 걱정으로 동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동열.

좁은 복도, 어둠 속을 뚫고 환한 야구장을 향해 한발씩 걸어 나가는 동원의 긴장된 표정.

캐나다 관중석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마운드에 올라 몸을 푼다.

 

투수1 ! 네가 던져 볼라고? 국가대표 처음 와서 얘가 똥 된장을 구별 못하네.

동열 아니, 거시기... 이름이 비슷혀서. 근디, 동원이 형님, 또 괜찮을라나요?

투수1 이 마당에 동원이 말고 또 누가 있겠냐?

 

Cut to.

숨을 한 번 들이켜고 와이드 업을 하는 동원. ! ! ! 엄청난 강속구와 현란한 커브

계속 삼진 당하는 캐나다 선수들. 마지막 타자가 헛스윙을 한다.

~~~ 그라운드로 달려 나온 선수들과 껴안으며 환호를 하는 동원. 동열도 동원을 껴안는다.

 

캐나다중계석 세계대륙 대항전 우승을 극적으로 한국이 가져갑니다.

결국 최동원이라는 벽을 캐나다가 넘지 못하네요. 정말 대단한 투수입니다.

 

 

김포공항 입국장.

 

<축 세계대륙 대항전 우승> 입국장 플랜카드 아래로 한국선수들이 나온다.

순식간에 달려드는 사람들과 기자들에 깜짝 놀라는 동열, 하지만 지나쳐 동원에게 달려간다.

 

기자1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셨는데, 소감 한마디 해주세요.

기자2 메이저리그에서 계약을 하자고 했다는데, 결정을 내렸습니까?

동원 우선 우승을 해서 기쁘고예, 메이저리그 얘기는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당당한 모습의 동원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는 동열의 팔꿈치를 살짝 잡아당긴다.

 

성태 선동열 선수. 일간스포츠 강성태 기잡니다.

국가대표 처음이라 소감이 남다를 텐데, 앞으로의 꿈같은 거 한마디 해주시죠.

동열 ... 최동원 선배님 같은... 그런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걸어가는 동원의 뒷모습을 보면서 멍하게 대답하는 동열.

이 때 동열의 얼굴 옆으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면서...

광주일고 선동열, 고려대학교 선동열, 해태타이거즈 선동열의 투구 모습이 이어지고...

연세대학교 최동원,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의 투구 모습이 이어진다.

! ! 날아가 꽂히는 공과 함께 이어 타이틀이 날아든다.

 

퍼펙트게임

 

 

시상식장.

 

! ! ! 카메라 플래시와 함께 화면이 밝아지면... < 1986년 한국프로야구 시상식 >

참석자, 취재진들로 인산인해. 각 부문 시상자가 트로피를 수여하자 박수가 터져 나온다.

 

사회자 이제 대망의 시즌 MVP가 발표되겠습니다. 1986년 한국프로야구 MVP...

방어율 0.99 경이적인 기록을 남기고, 해태 우승을 이끈 .. 선수!

 

박수를 받으며 힘차게 뛰어나가는 동열. 다른 카메라들이 최동원의 표정을 번갈아 잡는다.

 

동열 앞으로도 해태 타이거즈 에이스로써 좋은 경기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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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맑은 시골의 하천. 수민이 나체로 부드럽게 수영을 하고 있다.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과 수민의 몸. 마침내 수민이 물 밖으로 솟구쳐 나오며, 하천 둔덕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인다. 둔덕 풀밭에는 수민보다 조금 더 어려 보이는 소년이 이미 수영을 마쳤는지 팬티 바람으로 앉아서 커다란 그림을 펴보고 있다. 자동차 스케치. 스케치 밑에 서울 주소가 적혀져 있다. 약간 우울한 얼굴. 수민이 물 밖으로 기어 나와 소년 옆에 앉는다.

소년이 서운한 표정으로 수민에게 수화를 한다. 벙어리 소년이다. ‘멋있다. 서울 가면... 공부 열심히 해, .’의 뜻. 그러자 수민이 웃으며 간단하게 대답하는 수화를 하며, 소년의 머리칼을 흩어놓는다.

 

2.

시골길. 소년을 뒤에 태운 채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는 수민. 수민이 평온한 얼굴로 바람을 느끼며, 주위 풍경을 느긋하게 바라보며 열심히 폐달을 밟고 달려간다. 여름의 싱그러운 시골 풍경. 햇빛에 반짝이는 가로수 나뭇잎들이 흔들리며 수민의 얼굴에 반쪽 그림자를 연신 떨어뜨린다. 수민의 어깨엔 길다란 화통이 매어져 있고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 있다. 뭐가 좋은지 수민의 얼굴엔 맑은 미소가 띄워져 있다. 뒤에 탄 소년은 옆에 스케치북을 끼고 있다. 잠시 후, 소년이 수민의 귀에 꽂혀 있던 이어폰을 자신의 귀에 꽂는다. 수민이 부드럽게 웃어 보인다. 자전거가 달려간다.

 

3.

커다란 짐가방을 짊어진 채 길을 걷고 있는 수민. 얼굴이 잔뜩 굳어져 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다. 하지만 이내 일부러 환한 웃음을 짓고 뒤돌아서서 손을 번쩍 들어 흔들어 보인다. 뒤에는 희망의 집보육원 정문. 아이들이 죄다 안으로 뛰어가고 있고, 정문에는 예의 그 소년이 울지 않으려고 입을 다문 채 두 손을 바지 포켓에 찔러 넣고 있다. 그리고 손을 빼, 소년이 수화로 나도 곧 갈 거야.’라고 말한다. 손을 흔들던 수민, 다시 뒤돌아서서 발길을 힘있게 재촉한다. 입가에 서서히 떠오르는 각오의 빛.

 

 

4.

기차역 플랫홈.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을 들으며 플랫홈 의자에 앉아 있는 수민. 발로 박자를 맞추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고개를 뒤로 젖혀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마저 입 안에 쏙 넣는 순간, 기차가 플랫홈으로 달려온다. 바람이 몰려온다. 흩날리는 머리칼, 입술에 묻어 있는 아이스크림. 고개를 외튼 채 달려오는 기차를 보며 씨익 웃는 열아홉 살 소년 수민. 달리는 기차의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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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출판사 옥상    [오후]


   목소리      우리· 헤어지자 


f.i 하면 

반지 케이스를 쥔 채 가늘게 떨고 있는 지니의 손 너머로 찬(28세)의 얼굴 보인다. 

그 앞에 벙찐 표정의 지니(28세). 


   지니        넌 다른 남자들이랑 다를 줄 알았는데..

               너도 날 사랑하니까 떠나겠다는 거야?

   찬          (너무 쉽게) 아니? 

   지니        (약간 당황) 아, 아니야? 그럼·

   찬          (침착) 딴 여자가 생겼거나, 니가 싫어져서 그러는 건 아니야. 

               그리고, 니가 나한테 잘해준 거, 그거 다 인정해. 

       근데 그게 문제였던 거야.  

               왠지 너한테는 계속 받기만 할 것 같아

   지니        그럼 그냥 지금처럼 받기만 해· 난 괜찮아. 

   찬          내가 안 괜찮아. 사랑은 주고 받는 거잖아. 나도 사랑을 주고 싶어. 

   지니        그럼 주면 되잖아. 

   찬          그런데, 그게 너한테는 안 된다니까.

   지니        왜 안 되는데? 한 번 해봐? 안 해봤다며·

   찬          (와락) 넌 아니라니까! 이미 너한테는 아무런 감흥, 설렘도 없다구! 


지니, 놀란 듯 찬을 바라본다. 


   찬          (다시 조용히) 소리 질러서 미안해. 

               나 진짜 사랑을 하고 싶어. 더 늦기 전에.


가만히 찬의 구석구석을 훑어보는 지니. 


   지니        (갑자기) 너 게이지?

   찬          (당황) ?

   지니        맞구나?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다른 남자들 같았으면 벌써 자자 

               그랬을 텐데..

   찬          제발 이상한 상상하지마, 지니야.   

   지니        아니야, 너 게이 맞아. 그래서 나랑 사랑 만들어가는 게 두려웠던 거야. 

   찬          야, 나지니. 너 그것도 문제야. 상상 속에서 이유 만드는 거.. 

               너 아직도 전에 사귀었던 남자들이 널 사랑해서 떠났다구 생각하지? 

   지니        · 

   찬          (한심하다는 듯) 가서 한 번 물어봐. 

그 사람들이 널 진심으로 사랑했었는지.

               아닐껄. 아니라구. 그 사람들이 한 순간이라도 널 진심으로 사랑했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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